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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CP는 바이브 코딩에 필수인가? (feat. CLI)

정도현 - 로보코 수석 컨설턴트
요즘 개발자 커뮤니티를 둘러보면 MCP, 즉 ‘모델 컨텍스트 프로토콜(Model Context Protocol)‘에 대한 이야기가 심심찮게 나온다. AI가 더 똑똑하고 더 유연하게 일을 처리하려면 MCP 같은 인터페이스가 필요하다는 게 요지다. 뭐, 사실 나도 이런 기술적 흐름을 흥미롭게 지켜보고 있다. 미래가 기대되기도 하고, 또 한편으론 ‘MCP가 지금 시점에 꼭 필요 할까?’ 하는 의구심도 든다.
MCP의 장점은 명확하다. AI가 여러 서비스와 연동될 때, 이 프로토콜을 통해 더 매끄럽고 자연스러운 작업 처리를 할 수 있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게 간단치 않다. 현재 MCP를 지원하지 않는 서비스가 여전히 많고, MCP를 제대로 쓰려면 전용 서버 인프라가 필수다. 인프라를 갖추었다고 끝나는 게 아니라, 여기에 철저한 보안 관리와 높은 가용성을 보장할 운영 대책까지 필요하다. 이쯤 되면 MCP를 도입하는 데 들어가는 노력과 비용이 만만치 않음을 알 수 있다.
그렇다면 바이브 코딩에 있어서는 어떨까? MCP가 아니면 AI를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 없을까? 전혀 그렇지 않다. 놀랍게도 우리는 이미 오래전부터 AI가 잘 다룰 수 있는 아주 보편적인 도구 하나를 가지고 있다. 바로 CLI, ‘커맨드 라인 인터페이스(Command Line Interface)’ 말이다.
CLI는 사실 낡았다기보다 오랜 역사를 통해 검증된, 범용적인 인터페이스다. 개발자라면 누구나 익숙하게 쓰고 있고, 표준 입력과 출력을 이용해 파이프라인을 구성해 복잡한 처리도 가능하다. 쉘 스크립트만 잘 짜놓으면, 필요할 때마다 AI 도움 없이 언제든 실행할 수도 있다.
내가 바이브 코딩을 하면서 AI에게 CLI를 통해 맡기는 작업이 꽤 많다. 예를 들어, 깃허브 리포지토리를 만들거나 이슈와 프로젝트를 관리하고 위키를 문서화하는 작업은 CLI로 쉽게 처리할 수 있다. 깃 커밋 메시지 생성, 커밋, 푸시, 머지 같은 기본적인 작업들도 AI가 CLI를 통해 능숙히 수행한다.
뿐만 아니라 클라우드 인프라의 상태 점검이나 배포 결과 확인, 장애 발생 시 트러블슈팅까지 CLI를 통해 간편하게 처리한다. Terraform이나 CloudFormation 같은 각종 IaC 도구들을 이용한 배포와 디버깅 작업 또한 CLI로 완벽히 가능하다. 데이터베이스의 스키마 분석이나 생성을 비롯한 복잡한 작업 역시 CLI 도구들로 충분히 수행된다.
지금은 MCP 도입 초기이자 과도기다. 앞으로 더 많은 서비스들이 MCP를 채택할 것이 분명하지만, 아직은 서비스 생태계가 성숙하지 않았다. 무엇보다도 MCP에 대한 확실한 보안 정책과 관리 방안이 나오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
그때까지 기다릴 필요가 있을까? 당연히 아니다. 지금 당장 AI를 최대한 효과적으로 활용하는 방법이 있다면, 바로 이미 우리 손에 익숙한 CLI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이다. ‘바이브 코딩’을 하면서 AI와 CLI의 환상적인 조합을 경험하고 나면, 굳이 MCP가 아니더라도 얼마든지 생산적이고 창의적인 결과물을 만들어낼 수 있음을 알게 될 것이다.
AI 서비스를 제공하거나 AI가 사용하기 위한 인터페이스로서 MCP가 유용하다는 사실에는 이의가 없다. 하지만, 바이브 코딩에 있어서 우리는 이미 CLI를 사용해 얼마든지 AI가 기존 인터페이스를 활용하도록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