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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브 코딩 시대의 채용 전략

정도현 - 로보코 수석 컨설턴트
바야흐로 바이브 코딩 시대가 열리고 있다. AI가 코드 작성을 대신하고, 인공지능이 일상 업무의 대부분을 맡아 처리하는 시대가 현실이 됐다. AI를 활용한 인터뷰 보조 플랫폼인 Final Rount AI의 블로그 기사 - Halfway Through 2025, AI Has Already Replaced 94,000 Tech Workers에 따르면 제목 그대로 2025년 상반기에만 AI 때문에 약 9만4천 명이 직장을 잃었다고 한다.
물론, 화제성을 위해서 우연히 비슷한 시기에 이루어진 사업 구조조정 대상 인원도 억지로 포함시킨 측면이 없지는 않지만 AI가 개발자 세상에 가져오는 변화가 상상을 초월할 만큼 빠르고 강력하다는 것 만큼은 부인하기 어렵다. 이런 상황에서 기업은 무엇을 고민해야 할까? 사람을 뽑는 방식을 바꿔야 한다.
이전 시대의 채용은 ‘무엇을 알고 있나’, ‘무엇을 할 수 있나’에 집중했다. 그러나 이제 AI가 할 수 있는 일이라면 굳이 사람을 채용할 이유가 없다. 대신 사람에게서만 찾을 수 있는 역량, 즉 전략적 사고와 리더십, 대인 커뮤니케이션 능력을 중심으로 채용 전략을 완전히 재편해야 한다.
어떻게 해야 할까? AI가 채워줄 수 없는 역량을 효과적으로 검증하기 위해 다음과 같은 채용 방식을 제안한다.
첫째, 채용의 첫 단계부터 커뮤니케이션 능력을 본다. 3분짜리 자기소개 영상을 제출하게 하고, 간단한 에세이를 쓰게 해서 논리적 표현력과 소통 능력을 확인하는 것이다. AI가 발달할수록 사람과 사람, 사람과 AI 사이의 커뮤니케이션은 이전보다 훨씬 중요해 질 것이기 때문이다.
둘째, 전략적 사고력을 보기 위해 ‘적응형 비즈니스 케이스’ 평가를 도입한다. 후보자에게 모호한 과제를 제시하고, 제출 직전에 갑자기 상황을 바꿔 버리는 식이다. 현실의 비즈니스가 언제나 명확한 문제를 주지는 않는다. 위기나 변수 속에서도 침착하게 전략을 재조정할 수 있는 능력을 봐야 진짜 인재를 가려낼 수 있다.
셋째, 리더십과 협업 능력을 보려면 ‘멀티-플레이 미션룸’을 활용할 만하다. 지원자들이 AI를 포함한 혼합 팀으로 과제를 해결하면서, 갈등과 위기 상황을 얼마나 지혜롭게 관리하는지 지켜보는 방식이다. 누가 리더로 나서고, AI를 어떻게 활용하는지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넷째, 깊이 있는 행동 기반 인터뷰를 진행한다. 지원자의 과거 행동을 STAR 기법으로 질문하여, 문제 상황에서 실제로 어떻게 행동했는지 집요하게 물어야 한다. 그 속에서 진정성과 자기 성찰 능력이 드러난다.
마지막으로, 지원자의 코드나 문서 생산 능력이 아닌 코드나 문서 리뷰 능력을 검증한다. 생산 능력 보다는 다른 사람/AI가 만든 작업물을 얼마나 빠르고 정확하게 평가할 수 있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리뷰 역량은 AI 시대에 핵심 역량으로 부상하게 될 것이다.
위 제안은 아직 시행한 적이 없는 제안일 뿐이다. 하지만 지금은 변화해야 하는 시기다. 누군가는 변화 속에서 살아남거나 성공할 것이고, 누군가는 하던 대로 하면서 안정적으로 쇠퇴해 갈 것이다. 기업은 사람이 흐르는 일종의 파이프라인이다. 그리고 파이프라인은 첫 단계가 가장 중요하다. 채용과 승진은 회사가 구성원들에게 던지는 가장 명확한 메세지다. 그리고 이를 위해서는 최고 경영자의 결단이 필요하다. 변화의 방향과 속도를 정하는 것은 결국 CEO의 몫이다. CEO의 결단이 있어야 기업 전체가 변화를 따라잡고 앞서나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