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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브 코딩 척도

정도현 - 로보코 수석 컨설턴트
요즘 개발자 SNS나 커뮤니티에는 여러 개발자들이 자신의 바이브 코딩 경험을 올리고, 인공지능과 함께 한 코딩이 얼마나 편하고 좋은지에 대해 이야기 하는 개발자들이 부쩍 늘었다. 그런데 막상 내용을 들여다보면 바이브 코딩이라는 한 단어 아래에서 경험하는 수준은 제각각이다. 어떤 이는 그저 간단한 자동완성을 신기해하고, 어떤 이는 서비스 전체를 AI와 함께 설계하고 운영하는 수준까지 가 있다. 이제부터 바이브 코딩 성숙도의 기준을 내 나름의 기준으로 정리해 보겠다.
1단계 - 단순 보조자 수준 (Code Prediction)
1단계는 ‘단순 보조자 수준’이다. 대표적으로 GitHub Copilot과 같은 도구가 이 수준에 해당한다. 바로 다음 작성할 코드를 함수 수준이에서 자동 완성 하는 정도다. 편리하긴 하지만, 여전히 코드의 흐름이나 설계는 전적으로 개발자 본인의 몫이다. 사실 이 정도만 해도 잘만 쓰면 숙련된 개발자에게는 엄청난 생산성 향상을 가져다 줄 수 있다.
2단계 - 파일 단위 완성 수준 (Script Automation)
2단계는 ‘파일 단위 완성 수준’이다. 간단한 스크립트나 유틸리티성 작업 정도는 AI가 제법 그럴듯하게 완성해 준다. 반복 작업이나 간단한 자동화 스크립트 정도를 AI의 도움으로 빠르게 처리할 수 있는 수준이다. 이 단계에서는 개발자가 코드 전체를 보면서 작은 수정 정도만 하면 된다.
3단계 - 모듈 수준 통합 (Modular Integration)
3단계부터는 확연히 달라진다. 바로 ‘모듈 수준 통합’이다. AI는 이제 독립적인 기능이나 여러 파일로 구성된 모듈을 설계 패턴과 원칙을 어느 정도 고려하면서 제시한다. 사용자는 만들어진 모듈을 프로젝트에 통합하고 관리하면 된다. SOLID 원칙이나 클린 아키텍처 등 기본적인 소프트웨어 설계 원칙이 어느 정도 반영된 결과물을 얻을 수 있다.
4단계 - 프로젝트 수준 관리 (Project-Level Orchestration)
4단계는 ‘프로젝트 수준 관리’다. 이 수준에서는 코딩뿐만 아니라 설계, 아키텍처링, 리팩터링, 테스트, 배포 자동화 등 프로젝트 전체의 흐름을 AI가 폭넓게 지원한다. 개발자는 요구사항을 명확히 전달하고 결과물을 검토하며, AI가 만들어내는 코드를 선택하고 관리하는 정도로 작업이 단순화된다. 복잡한 맥락도 AI가 어느 정도 이해하기 때문에 개발자의 역할이 점차 관리와 감독 쪽으로 이동하는 단계다.
5단계 - 비즈니스 목표 중심 자동화 (Business Goal-Driven Automation)
마지막 5단계는 ‘비즈니스 목표 중심 자동화’다. 이 정도 수준에 이르면 기술적 구현을 넘어 서비스의 비즈니스 목표와 운영 환경까지 AI가 이해한다. 개발자는 기술 구현보다 요구사항과 비즈니스 목표 설정에 집중한다. AI는 기술적인 구현과 배포뿐만 아니라 성능 최적화, 장애 대응과 같은 운영 관리도 상당 부분 자동으로 처리한다. 개발자는 비즈니스 전략과 핵심 의사결정에만 집중하면 된다.
결론
단계가 높아질수록 개발자가 관리해야 하는 기술적인 부분이 줄어들고, 비즈니스적인 부분이 늘어난다. 비즈니스 영역의 문제 정의와 해결, 의사결정 또한 AI의 도움을 받아 더 효율적으로 이루어진다. 앞으로 수 년 이내에 개발자가 코드를 직접 만지는 케이스는 크게 줄어들거나 거의 없어질 것이다. 현재 시니어 개발자가 하는 업무가 일반화 되는 것이다.
바이브 코딩은 이제 단순한 도구가 아니라 개발 방식 자체를 바꾸는 커다란 흐름이 되었다. 그러나 모두 같은 방식과 수준으로 바이브 코딩을 사용하는 것은 아니다. 이 글이 각자의 성숙도를 가늠하고 다음 단계로 나아가는 데 작은 이정표가 되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