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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브 코딩시 한국어보다 영어가 더 잘 작동할까?

정도현 - 로보코 수석 컨설턴트
바이브 코딩(Vibe Coding), 그러니까 GPT와 같은 대형 언어 모델(LLM)을 이용해서 개발하는 방식에서, 흔히 궁금해하는 질문이 하나 있다. “내가 이 모델과 한국어로 대화할 때와 영어로 대화할 때, 작업 품질에 차이가 있을까?” 하는 점이다. 결론부터 말하면, 내 경험상으로나 LLM의 작동 원리상으로나 언어 자체로 인해 작업의 질이 달라지지는 않는다.
먼저 원리를 간단히 살펴보자. LLM은 입력된 텍스트를 토큰(token)이라는 단위로 쪼갠 뒤, 이 토큰들을 기반으로 다음 내용을 예측하며 작업을 수행한다. 영어는 일반적으로 단어나 단어 일부가 하나의 토큰으로 나뉘는데, 한국어는 음절이나 형태소 단위로 더 세밀하게 쪼개진다.
예를 들면 “Hello"는 보통 1개 토큰 사용되나 “안녕하세요"는 LLM 서비스의 내부 동작에 따라 차이가 있을수는 있으나 ‘안’, ‘녕’, ‘하세요’와 같이 여러 개의 토큰으로 나뉠 가능성이 크다.
그렇다고 해서 이것이 작업 품질에 영향을 준다고 보기는 어렵다. 결국 LLM은 입력된 내용을 이해하고 맥락을 파악하는 과정에서 언어의 차이를 상당히 잘 극복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주목해야 할 점은 따로 있다. 바로 토큰 사용량이다. 영어는 비교적 간결하게 토큰이 소비되는 반면, 한국어는 같은 내용을 전달하더라도 더 많은 토큰이 필요하다. 이것은 단순히 비용 문제뿐만 아니라, 프롬프트 처리 속도나 전달 가능한 전체 콘텍스트의 크기에도 영향을 미친다.
특히 바이브 코딩 환경에서 사용하는 .cursorrules(Curosr), .windsurfrules(Windsurf), CLAUDE.md(Claude Code)와 같은 규칙 파일들은 매번 모델과의 소통 때마다 반복해서 입력되기 때문에, 이 규칙들을 최적화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언어를 선택하는 문제는 여기서 실질적인 의미를 갖게 된다. 규칙과 문서들을 더 간결한 언어로 정리하면, 불필요한 토큰 소비를 줄여 더 많은 콘텍스트를 전달할 수 있다.
대부분의 개발 작업에서는 사실 한국어로 진행한다고 해서 큰 문제가 생기지는 않는다. 하지만 대규모 프로젝트나 복잡한 콘텍스트를 다뤄야 하는 경우라면, 영어 사용을 한번 고려해 보는 것도 좋은 접근법이 될 수 있다. 토큰 사용을 최소화하면서 더 빠르고 효율적인 바이브 코딩 환경을 구축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한국어와 영어 중 어떤 언어가 더 ‘잘’ 작동하느냐 하는 질문의 본질은 작업의 품질이 아니라 효율성의 문제로 바라봐야 한다. 비용과 속도, 효율적인 콘텍스트 관리가 필요한 상황이라면, 영어로 프롬프트와 규칙을 작성하는 전략이 현명한 선택일 것이다.